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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5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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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냉각된 양국 관계는 12일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25주년을 맞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과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의 양국 교차 방문으로 복원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달 초 헤이룽장(黑龍江)성 치치하얼(齊齊哈爾)에서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버린 화학무기가 유출되면서 43명이 부상하자 기류는 돌연 냉각됐다.
사고가 나자 중국 언론은 연일 일본의 과거사를 거론하며 국민정서에 호소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사고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까지 요구했다. 여기에 15일 일본 각료 4명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자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특히 반일 단체인 ‘애국자동맹’은 15일부터 중일전쟁 발발 기념일인 다음달 19일까지 웹사이트를 통해 100만명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명운동을 통해 이번 치치하얼 사고뿐 아니라 1931년 일본군이 폐기한 화학무기로 인해 부상당한 모든 중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과 사과를 요구하겠다는 것.
화학탄 유출사고는 일본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간 고속철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국자동맹의 일본 신칸센(新幹線) 도입 반대 서명운동에 8만3000여명이 동참했고 유력 신문들도 반대 기사를 잇달아 싣고 있다. 반일 여론이 고조되자 중국 정부도 당초 신칸센을 도입하려던 내부 방침을 바꿔 프랑스와 독일이 참여하는 경쟁 입찰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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