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련 재정악화…도쿄 본부 건물 매각 위기 직면

  • 입력 2003년 8월 18일 18시 55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일본의 장기불황 탓에 교포 후원금이 줄어든 데다 총련 시설에 대한 비과세조치 폐지 등으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총련 도쿄(東京)도 본부가 입주한 도쿄 분쿄(文京)구의 4층 건물은 총련의 거점이지만 이제는 제3자에게 매각될지도 모를 상황에 놓였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이 건물은 1993년 총련계 금융기관인 조긴도쿄(朝銀東京)가 빌딩 소유자인 총련계 기업에 융자를 해주면서 9억6000만엔(약 96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그러나 조긴도쿄가 99년 파산함에 따라 빌딩의 채권은 작년 말 일본 정부의 정리회수기구(RCC)로 넘어간 상태다. 이 건물은 올 3월 경매 직전 경매가 취소되는 바람에 매각 위기를 넘겼지만 언제 다시 팔릴지 모르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앞서 도쿄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대(對)북한 압력의 일환으로 총련 시설에 부여해온 면세 혜택을 철회하고 올해부터 고정자산세를 물리기 시작한 것도 총련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총련측은 이에 따라 북한의 대일 주력 수출품인 송이를 팔아 채무변제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 멕시코 등지에서도 송이가 수입되고 있어 일본 내 시장 확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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