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레슬링 영웅 이노키 내한 "김일선배 문병부터"

  • 입력 2003년 8월 12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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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이 일흔둘. 현역 시절의 화려함을 뒤로한 채 10년째 투병 중인 ‘왕년의 박치기왕’ 김일옹이 입원해 있는 서울 을지병원에 12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50, 60년대 전설적인 레슬러 역도산의 3대 제자 중 막내로 일본 레슬링협회 회장을 지냈으며 스포츠 평화당을 만들어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던 일본의 영웅 안토니오 이노키(60). 사업차 이날 낮 내한한 그는 태릉선수촌에 들러 한국 아마추어 레슬링 대표선수들의 훈련을 참관한 뒤 숙소인 신라호텔로 이동하던 중 갑자기 김옹이 있는 병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2년 전에도 문병했던 그는 3평 남짓한 병실에 홀로 누워 있는 김옹을 보자 손을 덥석 잡으며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노키씨는 “오랜만입니다. 전에 봤을 때와 하나도 변한 게 없습니다”며 선배의 건강을 챙긴 뒤 즉석에서 격려금을 전달했다. 김옹은 “의사의 치료를 잘 받고 있어 괜찮다”고 화답했다.

57년 일본에서 오오키 긴타로(大木金太郞)란 이름으로 데뷔한 김옹은 당시 역도산 문하에서 맏형 격인 자이언트 바바, 그리고 이노키씨와 함께 세계 레슬링계를 주름잡는 최고의 스타로 활약했다. 하지만 워낙 격렬한 운동을 하다 보니 목뼈는 물론 온 몸이 성한 데가 없었고 94년 귀국 후 신경통 고혈압 등 ‘레슬링 후유증’으로 투병생활을 계속해 왔다.

일본 대학팀 코치를 지낸 한명우 레슬링협회 전무이사(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초청으로 내한한 이노키씨는 일본에서 사업가, 환경보호가, 시인 등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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