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새 돈 찍어 경기 살린다

  • 입력 2003년 7월 30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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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를 새로 찍으면 경기가 살아날까.’

일본 국립인쇄국은 위조방지 기능을 대폭 강화한 새 디자인의 1만엔권 지폐 인쇄를 29일 시작했다. 등장인물을 바꾼 5000엔권과 1000엔권 지폐는 10월부터 인쇄에 들어가 내년 7월에는 1만엔, 5000엔, 1000엔 등 세 종류에서 총 30억장의 새 돈이 시중에 풀린다. 일본정부가 지폐 교체에 나선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일본 재무상은 “새 돈이 발행되면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및 각종 자동판매기를 바꾸는 수요가 생겨 경기부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ATM과 자동판매기의 교체에 따른 직접효과가 적어도 7000억엔(약 7조원)에 이르고 빳빳한 새 돈을 갖게 된 소비자들이 지출 의욕을 느끼는 무형의 효과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는 지폐 교체가 경기를 자극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을 0.3∼0.4% 늘릴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부실채권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엉뚱한 데 돈을 쓰게 돼 수익성이 더 나빠지게 됐다며 볼멘 표정. 자동판매기를 교체해야 하는 유통업체들도 새 지폐가 기대만큼 소비를 늘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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