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외교 뿌리는 '스트라우스 主義'

  • 입력 2003년 5월 5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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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新)보수주의 뿌리는 어딜까. 뉴욕 타임스지는 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외교정책의 뿌리는 시카고대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쳤던 고(故) 레오 스트라우스 교수(사진)”라고 전했다. 신문은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리처드 펄 국방정책위원회 위원장, 앨런 블룸 시카고대 교수, 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지 발행인, ‘미국의 새로운 세기 프로젝트’를 이끄는 게리 슈미트 회장 등을 스트라우스주의자들로 꼽았다.

‘서구식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민주화해야 한다’거나 ‘유일한 억지력은 서방의 막강한 군사력에 대한 독재자들의 두려움’이라는 스트라우스 교수의 지론은 이번 이라크전쟁을 뒷받침하는 명분으로 활용됐다.

60, 70년대에는 도덕적 상대주의와 베트남전쟁 등의 영향으로 ‘서구 민주주의가 우월하다’는 스트라우스 교수의 정치철학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다 그의 제자들이 대거 언론과 정관계에 진출하면서 달라졌다. 부시 대통령은 2월 스트라우스주의자들의 아성이라 할 수 있는 미국기업연구소(AEI)에서 “여러분은 이 나라 최고의 두뇌들”이라며 “이 연구소 출신 20여명이 행정부에 진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는 “스트라우스 교수의 철학은 편협하게 이해된 측면이 있다”면서 “그는 종교적인 우월주의를 편 적은 없으며 서구 민주주의의 확산을 역설했지만 그 방법으로 ‘점령’을 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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