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S]中 새지도부 '사스 시험대' 에

  • 입력 2003년 4월 25일 19시 03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중국 새 지도부의 명운을 가름할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4세대 신진 지도부가 사스의 정확한 실태를 은폐하려던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 세력과의 권력 다툼에서 일단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약체로 평가됐던 후진타오 정권은 20일 장 주석 계열의 반대를 무릅쓰고 베이징의 사스 실태를 과감히 공개하고 사스 은폐와 확산방지 실패에 대해 해당 관리들의 엄격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지도력을 평가받게 됐다는 것.

후 주석은 인민해방군 군의(軍醫) 출신으로 장쩌민 군사위 주석의 건강고문인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을 해임하고,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으로 자신의 측근인 멍쉐눙(孟學農) 베이징시장을 희생시킴으로써 사스 퇴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후 주석과 원 총리, 사스대책본부장인 우이(吳儀) 부총리 등 새 지도부가 병원과 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는 모습을 연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후 주석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스 발원지인 광둥(廣東)성을 찾은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장 주석과 측근인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등 상하이(上海)방의 동정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장 주석 계열의 침묵을 새 지도부의 승리로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우궈광(吳國光) 홍콩 중문대 교수는 “장 주석과 쩡 부주석이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을 뿐”이라면서 “후 주석이 이번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당총서기 지위가 위태로워지면서 쩡 부주석이 실질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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