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제자문 시나이박사 "전쟁 끝나도 불황가능성 40%"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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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측면에서 볼 때 이라크전쟁은 이미 끝났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도 경제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불황이 이어질 가능성은 40%다.”

미국경제와 세계경제 예측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미국 백악관 및 경제정책 담당자들의 경제자문역으로 유명한 앨런 시나이 박사(사진)가 전후 세계 경제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강연회의 연사로 나선 시나이 박사는 이날 전쟁이 끝난 후 세계 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미국경제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주식시장이 활성화하고 유가가 떨어지면서 소비심리가 회복돼 기업매출 증가,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두 번째는 소비지출이 늘어도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기업 매출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는 두 번째 시나리오에 더 무게를 두며 “미국 경제는 10년 호황을 누린 후 2000년대 들어 거품경제로 진입했다.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장 움직임이 전쟁 전과 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전쟁 직전까진 달러화 가치와 주가가 떨어지고 유가가 올라갔으며 투자자금이 유럽으로 몰렸지만 지금은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그러나 그는 이런 현상이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끝나도 소비위축 때문에 한동안 정체가 불가피하며 경기가 풀리는 시점은 내년 2·4분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가치도 앞으로 20%가량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경기가 불황에서 회복되다 다시 침체되는 현상)은 아니지만 불황경고(recession alert)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시나이 박사는 이에 따라 미국이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미국의 적자재정을 균형재정으로 바꾸려 하다가는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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