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이라크 지지"…美 경고 하루뒤 발표 파장

  • 입력 2003년 4월 1일 19시 35분


아랍국 가운데 유일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으로 미국의 이라크 공습을 비난해온 시리아가 지난달 31일 이라크에 대한 공식 지지 입장을 천명, 파장이 주목된다.

시리아 외무부는 이날 “불법적이며 부당한 침략에 맞서 싸우는 이라크 형제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AFP통신이 전했다.

이 같은 입장 발표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달 30일 시리아에 대해 “테러단체 또는 몰락해 가는 사담 후세인 정권을 계속 지원할지 아니면 더 희망적인 다른 길을 선택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경고한 뒤 나온 것이다.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지난달 28일 “시리아로부터 군수물자가 이라크에 반입됐으며 이는 시리아가 책임을 져야 할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다.

양국의 가시 돋친 설전에 이스라엘과 아랍연맹까지 가세해 상황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1일 이라크의 생화학무기가 시리아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시리아가 지난 며칠간 이라크전쟁 참전 자원자들의 국경 통과를 허용했으며, 수천명의 자원자들이 모술과 키르쿠크 등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들어갔다고 1일 보도했다.

반면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는 아랍연맹의 아므르 무사 사무총장은 31일 미국의 이 같은 주장은 (반전·반미 여론이 팽배한 아랍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동지역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문제로 인해 이미 극도의 분노와 동요에 빠져 있다”면서 “분쟁의 확산은 중동 전 지역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아의 강경 입장은 미국에 대한 강한 불신과 함께 이라크 다음의 목표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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