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라크전의 악영향을 걱정한다

  • 입력 2003년 3월 18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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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읽기에 들어간 이라크전은 ‘세계의 전쟁’이다. 비록 교전 당사자는 미국 영국 이라크 등에 불과하지만 이번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국가는 없다. 유가를 비롯해 세계를 요동치게 하는 경제적 요인은 물론이고 미국이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테러 저지와 대량살상무기 파기 또한 이미 전 세계의 화두가 됐다. 전쟁 이후 필연적으로 전개될 역학관계의 변화는 지구촌을 또 얼마나 흔들 것인가. 어느 나라도 이번 전쟁을 ‘강 건너 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든 전쟁이 비극적이지만 이번 전쟁을 바라보는 심경은 그래서 더욱 착잡하다. 전쟁을 앞두고 이미 세계는 둘로 갈라졌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후 최대 규모로 확산된 반전여론과 유엔결의 절차를 무시하고 전쟁에 돌입할 때 세계의 분열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테러와 대량살상무기를 저지하는 유일한 방법이 전쟁인지를 묻고 있다.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판단은 항상 옳은 것인가. 미국이 12년 만에 다시 벌이려는 이라크와의 전쟁은 유감스럽게도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할 것 같다.

이라크전이 2001년 9·11 테러에서 잉태돼 2002년 1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거쳐 분명한 틀을 잡아온 과정을 생각하면 우리의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이라크처럼 ‘악의 축’으로 지목되고 대량살상무기를 확산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되지는 않을까.

안타깝게도 전쟁을 저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차선책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의 염원을 담아 몇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파기와 테러 저지에 초점을 맞춰 무고한 인명의 살상을 최소화할 것을 촉구한다. 이라크 국민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것이 전쟁을 원치 않는 수많은 인류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더불어 북한도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포기 요구가 공연한 위협이 아님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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