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옴진리교 교주 7년 심리 ‘종착역’

  • 입력 2003년 3월 2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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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많은 일본인들은 8년 전 도쿄(東京)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며 관련 재판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

1995년 3월 20일 도쿄 지하철에 옴진리교(지금은 알레후로 개명) 신자들이 독가스 ‘사린’을 살포해 12명이 숨지고 3900여명이 다친 사건 발생 두 달 뒤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47·사진) 교주가 구속기소됐다. 이후 지루한 공판이 이어져 지난달 28일 도쿄지방재판소에서 제250회 공판이 열렸다. 변호인측 증인 신문절차가 완료되기까지 출정한 연인원은 521명.

앞으로 3회 가량 피고인 신문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아사하라(본명 마쓰모토 지쓰오·松本智津夫) 교주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법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신문절차는 끝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4월 24일 검찰측 구형이 예정돼 있는데 아사히신문 등 일본의 언론 매체는 사형 구형이 확실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인 아사하라 교주는 지하철 독가스 살포 외에 피해 신도를 돕던 변호사 일가족 살해 및 관련 신도 살해 등 13건의 사건에서 27명이 살해된 사건을 지시한 주모자로 구속됐다. 그는 첫 공판이 열린 지 꼭 1년 만인 97년 4월 24일 “신도들이 저지른 일로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범행 관련을 부인한 이래 쭉 입을 다물고 있다. 재판 도중 뜻 모를 미소를 짓거나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외에 아사하라 피고는 관선변호인에게조차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왔다.

검찰측은 아사하라 피고가 혐의를 부인한 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각종 테러 사건에 주모 역할을 한 증거가 뚜렷해 살인 사건의 공동정범(共同正犯)으로 사형을 구형하는데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하철 독가스 살포 사건 당시 1만8000여명에 달했던 옴진리교 신도들은 현재도 일본 각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경찰 당국은 보고 있다. 신도수는 다소 줄어들어 수천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행자에게 재판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면서 아사하라 교주를 여전히 숭배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옴진리교 및 아사하라 재판일지
1984 옴진리교 결성
1990 ‘진리당’ 결성해 총선 출마, 교주 등 전원 낙선
19953.20도쿄 지하철에 독가스 ‘사린’ 살포. 12명 사망, 3900여명 부상
5.1613건, 27명에 대한 살인 혐의 등으로 아사하라 체포됨
19964.24첫 공판 열림
19974.24아사하라 무죄 주장. 이후 침묵으로 일관
20032.28변호인측 증인신문 종료(제250회 공판)
4.24검찰 구형(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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