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는 첨단기술과 엄청난 구매력을 동시에 갖춰 90년대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됐다고 역사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원가 계산과 신속한 물류 과정에 이용되는 월마트의 컴퓨터 위성통신망은 사기업 중 1위로 미 국방부와 견줄만한 규모다. 세계의 주요 소비재 생산업체인 크래프트, P&G, 질레트 등의 전체 매출 중 월마트 매장을 통한 매출은 각각 10%, 17%, 12%로 확대되는 추세다.
월마트의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저가 전략은 경제의 중심축인 임금, 물가뿐 아니라 상품 구성까지 좌우하고 있다.
최근 임금상승을 더디게 하는 데 있어 월마트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미 노동인구 123명 중 1명에 해당하는 130만명을 고용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 월마트다.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도 월마트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거대한 구매력을 가진 월마트의 압력으로 생산업체들은 쉽사리 가격인상에 나서지 못한다. 90년대 최대 플라스틱 소비재 생산업체 러버메이드는 월마트의 요구에 반해 가격을 인상했다가 매출 급감으로 99년 경쟁업체에 합병되는 수모를 겪었다.
월마트는 생산업체들의 기업 경영까지 변화시켰다. 월마트는 비용절감을 위해 다양한 상품 대신 잘 팔리는 상품에 집중하도록 생산업체들에 직접 종용한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생산업체들간 합병을 유도하는 것도 월마트. 2001년 켈로그의 키블러 인수, 2000년 나비스코와 크래프트의 합병 등이 그 예다.
또 월마트 본사가 있는 아칸소의 벤톤빌에는 90년대 450여개의 생산업체들이 지점을 냈고 앞으로 5년간 800여개의 지점 개설이 예정돼 있다.
최근 노동 착취에 대한 비난과 관련된 소송이 발목을 잡고 있지만 월마트의 경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당분간 증대될 것이라고 USA투데이는 덧붙였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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