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이슬람 단합 촉구”…아랍계 신문 성명 입수 주장

  • 입력 2003년 1월 20일 18시 35분


미국이 9·11테러의 주범으로 지목한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성명을 통해 이슬람권에 대해 “상호 투쟁을 중지하고 이슬람을 공격하는 ‘십자군동맹’에 대항해 단결하자”고 촉구했다고 한 아랍계 신문이 19일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신문인 ‘아샤로 알 아우사트’는 이날 빈 라덴이 작성하고 서명했다고 주장하는 26쪽짜리 성명 발췌분을 보도했다. 신문은 “런던의 이슬람 소식통이 성명을 우송했다”면서 “그는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는 파키스탄의 한 연구센터와 긴밀하다”고 밝혔다.

성명은 “십자군동맹은 중동지역뿐 아니라 이슬람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슬람권에 대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하고 적들을 향해 화살을 쏘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어 “이슬람권 안에서 많은 분쟁과 불화가 일고 있는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알 카에다 지도자들과 관련, “정의로운 사람들의 명예는 잘못에도 불구하고 보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은 알 카에다나 빈 라덴이 작성했다는 다른 문서나 영상물과 달리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특정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타임 최신호(27일자)는 지난해 발리 폭탄테러범 가운데 한 명인 알리 구프론이 “아프가니스탄에서 3년 동안 머물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을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면서 발리 테러와 알 카에다의 직접적인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구프론은 27장짜리 진술서에서 “테러를 저지른 제마 이슬라미아 대원들이 공격 대가로 받은 2만5000달러는 빈 라덴에게서 나왔을지 모른다”고 밝혔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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