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북-미 불가침협정 체결해야"

  • 입력 2003년 1월 14일 13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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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한과 불가침협정을 체결해야 하며 북한은 상응한 조치로 핵 계획을 포기하고 엄격한 사찰과 검증을 수락해야 한다고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이 13일 주장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이날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조명록(趙命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2000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국과 북한은 서로 적대 의사가 없다는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며 "북한이 미국에 적대 의사가 없다면 미국이 북한에 그런 의사가 없다는 점을 다시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북한은 핵 시설을 해체해야 한다며 자신이 2000년 방북했을 때 "북한의 핵 계획 포기를 검증할 수 있는 기술적 측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임기 만료로 시간이 부족했다"고 술회했다.

당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과 같은 개혁가는 아니나 그와 대화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 "그는 전체주의 교육을 받았고 비현실적인 세계에 살고 있으나 미치광이가 아닌 끈질긴 협상가"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상자'에 봉쇄돼 있는 반면 북한은 실질적인 핵 능력을 보유, 북한의 위험이 이라크보다 절박한데도 부시 행정부는 대외정책의 우선 순위를 잘못 설정했다"며 "현재의 북한 핵 위기는 핵 계획을 몰래 추진해온 북한과 대북 대화를 거부한 부시 행정부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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