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심심해서…” 러 갑부들 돈내고 거지-창녀 체험

  • 입력 2003년 1월 13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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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부자들 사이에서 재미 삼아 거지나 소매치기, 창녀들의 생활을 체험해 보는 일이 성행하고 있다고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돈 많은 은행가나 사업가 등 신흥 재벌들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고 2500만원까지 내고 이런 ‘모험’을 즐긴다는 것.

거지 생활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은 전문 서비스회사에 660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회사는 분장사를 시켜서 썩은 무 냄새가 나는 넝마와 지저분해 보이는 피부 화장으로 완벽한 거지 모양을 만들어 준다. 거지가 되면 기차역처럼 행인이 많은 곳에서 구걸 행위를 즐긴다. 일부 부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은 돈을 버는지 내기까지 한다. 단속에 걸리거나 텃세에 시달리지 않도록 경찰과 ‘원조 거지’들에게는 미리 뇌물이 주어진다.

기둥서방 또는 창녀 체험도 인기가 많다. 부인이나 여자 친구를 창녀로 변장시킨 뒤 누가 더 많은 고객을 유혹하는지 내기하기도 한다. 470만원을 내고 스트리퍼로 변장한 뒤 남편이 자주 가는 스트립바에서 공연을 한 부자 부인도 있다.

상점에서 누가 더 비싼 물건을 훔치는지, 교통경찰관으로 가장한 뒤 누가 더 많은 뇌물을 챙기는지를 겨루기도 한다. 어떤 부자들은 친구의 차에 몰래 마약을 넣어둔 뒤 불심검문을 가장해 경찰서로 데려가 신문을 받게 하기도 한다.

이 사업을 착안한 세르게이 크냐제프는 미국 영화 ‘더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선데이 타임스는 전했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예기치 않은 사건을 벌여달라고 전문 서비스회사에 의뢰했다가 죽음 직전까지 체험한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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