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앞날? 텍사스를 보라”

  • 입력 2002년 12월 30일 18시 22분


강력한 미국 대통령이 출현하면 그의 출신 주(州)를 분석해서 미국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불황 타개를 위해 뉴딜정책을 추진할 때는 활기찬 뉴욕 주의 특성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첨단기술산업이 꽃피던 캘리포니아주의 특성이 미국의 앞날을 가늠하게 했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내년 1월 3일자)는 이 같은 점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출신 주인 텍사스를 살펴보는 것이 미국의 앞날을 내다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요약.

텍사스주는 1964년 이후 부시 부자(父子)와 린든 존슨 대통령을 배출한 주다. 미국 역사상 공화, 민주 양당에 소속되지 않고 독자적으로 출마한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였던 로스 페로를 배출하기도 했다. 하원 공화당 원내 총무인 톰 딜레이 의원이 이곳 출신. 최근 수년 내 최악의 기업 부정을 저지른 엔론사도 텍사스 기업이다.

텍사스주의 특색은 유럽보다 중남미와 대단히 친근하다는 것. 멕시코로 가는 미국 수출품의 70%가 텍사스주를 통과하며 남미 계열이 주민의 32%다.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많은 인구가 살며 60년 이후 인구가 두배나 됐다. 활발한 인구유입으로 사회가 역동적이고 규제가 적다. 기업인들은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기업정신과 개인주의를 주장한다. 페로 전 대통령은 텍사스주의 사회안전망을 디지털화하는 계약을 주 정부와 맺은 덕택에 수십억달러대의 부호가 되는 기반을 쌓았다.

또한 텍사스주는 연방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1930년대는 수력발전, 1960년대는 우주개발 프로그램, 그리고 현재는 군사 관련 산업들이 대표적인 예다.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군국적인 주라고 할 수 있다. 이 주의 샌안토니오는 각종 군 기지와 군산복합체 기업이 결집된 곳이다. 포트후드는 미국 내 두 번째로 큰 육군 기지가 있다. 서부 텍사스의 팬텍스에는 수천기의 핵무기가 있다.

이와 함께 텍사스주는 역경을 이겨내는 힘과 창조성을 갖춘 주다. 사람이 살기 힘든 환경을 갖췄지만 사막을 개척하고 에어컨 문화로 열기를 다스려 온 생명력이 강한 주다.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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