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상원까지 좌지우지

  • 입력 2002년 12월 22일 18시 50분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사임한 트렌트 로트 미 공화당 원내총무(미시시피)의 후임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우군인 빌 프리스트 의원(테네시)이 확실시된다고 미 언론들이 22일 전했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은 상원까지 자신의 직접적 지휘하에 두는, 수십년만에 가장 강력한 백악관을 구축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그동안 상원은 백악관의 직접적 영향권 밖에 있었다.

로트 총무는 12월5일 스트롬 서먼드 의원의 100세 축하연에서 1948년 인종차별주의 정책을 내세워 대통령선거에 도전한 서먼드 의원에 대해 “당시 그가 당선됐더라면 오늘날 많은 문제들이 없어졌을 것”이라고 인종차별주의적 발언을 해 사임 압력을 받아 왔다.

대선을 2년 앞두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흑인과 중도적 백인표의 유실을 우려, 로트 총무의 구조 요청을 거부하고 내부적으로 그의 사임을 요구해 왔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로트 총무는 만약 총무직에서 물러나라고 하면 의원직까지 던져버리겠다면서 버텨왔으나 결국 백악관의 요구에 굴복하고 의원직은 사임하지 않았다. 그가 사임했더라면 원내 의석은 50대50으로 공화 민주당이 동석이 될 뻔했다.

프리스트 의원이 총무직에 오를 경우 상원은 백악관의 의중에 좌지우지될 공산이 크다. 올해 50세의 재선인 프리스트 의원은 심장이식 전문의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이 그를 ‘프리스티(Fristy)’라는 애칭으로 부를 만큼 두 사람 사이가 각별하다.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선거유세위원장을 맡아 공화당 승리에 기여한 뒤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했다.

제108대 상원의 공화당 원내총무직은 다음달 6일 의원들의 투표로 최종 확정된다.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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