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日人들 상황 증언 "해변서 담뱃불 빌려주다 끌려가"

  • 입력 2002년 10월 22일 23시 19분


북한에 납치됐다가 15일 24년 만에 일시 귀국한 일본인 납치생존자들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납치 생존자들은 귀국 당일 기자회견에서 ‘반갑다’는 정도의 외마디 인사말을 하는 데 그쳤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금기’처럼 여겨지던 피랍 당시의 상황을 털어놓고 있는 것. 납치생존자들에 대한 일본 영구귀국이 사실상 북-일간에 합의됐기 때문에 이처럼 태도가 바뀐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스이케 가오루(蓮池薰)는 21일 피랍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당시상황을 설명했다고 그의 가족들이 전했다.

하스이케씨는 78년 7월31일 저녁 무렵 니가타(新潟)시의 쇼핑센터에서 현재의 아내인 오쿠도 유키코(奧土祐木子)와 만나 해변 쪽으로 이동했다.

해변가에서 수상한 사람들이 하스이케씨에게 담뱃불을 빌려달라며 다가온 뒤 그의 얼굴을 2대 때리고, 그를 봉지에 뒤집어 씌운 채 배에 태웠다. 그가 끌려간 곳은 북한의 청진항이었다.

또 지무라 야스시(地村保志)도 지금의 아내인 하마모토 후키에(濱本富貴惠)와 후쿠이(福井)현의 전망대에 놀러갔다가 수상한 사람들에게 잡혀 고무보트 같은 배에 실린 채 청진항으로 끌려갔다고 친지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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