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실린 부시 “다음은 유엔 결의안”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18분


11일 미국 상원의 대(對) 이라크전 지지 결의안 처리는 하원이 이를 통과시킨지 수시간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대이라크전에 대비한 미국 내부의 절차는 일사천리로 일단 마무리됐다. 당초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 돌입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국내 여론에 밀려 부시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었다.

결의안이 비록 ‘모든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에 한해’ 무력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군사행동이 단행된 후 60일마다 의회에 상황을 보고하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으나 결의안은 부시 대통령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토머스 대슐리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결의안 통과와 관련해 “미국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결의안은 민주당도, 공화당의 것도 아닌 미국의 결의이자 가치”라고 밝혔다.

결의안 통과 직후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라크 무장해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군사행동 개시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벌써 “백악관은 이라크 공격에 이은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 이후 이라크에 미 군정(軍政)을 실시하는 것을 포함한 이라크 점령 통치 방안을 수립 중이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일본의 사례를 모델로 한 이 구상에는 후세인 대통령을 비롯한 이라크 고위관리들을 전범재판에 넘기고, 수개월의 군정 후 자유선거로 선출되는 민간 정부에 정권을 이양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군정 책임자는 토미 프랭크스 미군 중부지역사령관이 유력시되고 있다고 타임스는 덧붙였다.

한편 결의안의 미 의회 통과에 대해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이날 레바논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이번 표결 결과에 놀라지 않으며 미국의 어떠한 공격에도 한 시간 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대응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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