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회 생일맞은 푸틴이 받은 특별한 선물

  • 입력 2002년 10월 8일 15시 27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가(國歌)를 바꾸자 코카콜라 사장이 전화를 걸어서 "이번 기회에 국기도 바꾸시죠. 거기에 우리 회사 로고를 넣어주시면 재정 문제를 해결해 드리겠습니다"라고 권유했다. 그러자 푸틴이 옆에 있던 측근에게 살짝 물었다. "어이, 펩시와의 계약이 언제 끝나지?"

7일 50회 생일을 맞은 푸틴 대통령이 받은 가장 특별한 선물은 한 유머 전문 사이트(www.anekdot.ru)가 시중에 떠도는 그에 대한 100가지 배꼽잡는 농담을 모아 소개한 것이었다고 민영 NTV가 전했다. 찬사 일색인 다른 축하 메시지와 달리 네티즌들의 신랄한 풍자속에 애정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음은 대표적인 농담.

○…푸틴 정부가 한국식 경제성장 모델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그런데 문제는 (남북한 중) 어느쪽을 따를지 아직 정하지 못한 것이다.(방향 없는 경제개혁 정책을 꼬집는 농담)

○…체불 임금을 달라는 시위가 일어나자 푸틴이 총리를 불러 물었다. "자네, 돈은 어디서 가져오나?" "예산에서요." "예산은 어디서 났지?" "국민이 낸 세금이죠." "이상하군. 그런데 왜 국민들은 다시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할까?"

○…한 서방 기자가 푸틴에게 물었다. "러시아식 민주주의와 서구식 민주주의는 어떻게 다릅니까?" 푸틴의 대답. "별로 다른게 없어요. 의자와 (사형집행용) 전기의자의 차이 정도죠."

○…푸틴이 군 수뇌부를 모아놓고 "우리 군사력이 형편없군"이라고 말하자 모두 "맞습니다"라고 맞장구쳤다. 다음 날 언론은 '대통령과 군부는 현재의 군사력에 대해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푸틴 시리즈'에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나 외국 정상들도 등장한다. 푸틴이 옐친에게 "저를 총리로 임명하시기 전에 도대체 총리를 몇 명이나 교체했죠"라고 묻자 옐친이 한참 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푸틴이 미안해 하며 "제 질문에 화나셨나요?"라고 다시 묻자 옐친의 느린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세고 있는 중이야."

○…9·11 테러가 일어나자 푸틴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위로 전화를 걸었다. "도울 일이 있으면 말씀하세요. 특히 펜타곤(미 국방부)의 기밀문서 중에 없어진게 있으면 말씀하세요. 우리한테 복사본이 다 있으니."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