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우먼’ 날개 없는 추락…마사 스튜어트 잇단 구설수

  • 입력 2002년 10월 4일 17시 44분


‘마사 같은 순간(Martha moment·마사가 일 할 때처럼 즐겁고 유쾌한 순간).’

매번 완벽한 요리와 장식 원예 등을 선보이는 마사 스튜어트 TV쇼를 시청한 미국인들이자주 써온 관용어다. 그러나 요즘은 정반대로 ‘당혹스럽고 궁지에 몰린 순간’을 의미하는 표현이 돼 버렸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가사종합프로그램 진행자이자 매년 수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온 미디어종합회사 ‘마사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MSO)’의 최고경영자(CEO) 마사 스튜어트(60)의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내부자거래 혐의로 조사 받고 있는 스튜어트씨가 3일 뉴욕증시 이사직도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스튜어트씨의 내부자 증권거래에 연루됐던 한 측근이 문제의 거래 사실에 대해 비밀을 지키는 대가로 그로부터 1주일간의 휴가와 금품을 받은 점을 인정한 직후 이뤄졌다. 또한 이것은 그에 대한 혐의가 상당 부분 사실로 굳어졌음을 뜻한다.

스튜어트씨는 한때 미 여성들의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자극할 정도로 질시와 선망의 대상이었다. 폴란드계 이민가정 출신으로 대학시절 패션잡지 보그의 모델로 등장할 만큼 미모였던 스튜어트씨는 대학졸업 후 예일대 출신의 변호사와 결혼한 뒤 본격적인 사업수완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증권거래인으로 월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상당한 재산을 모은 그는 남편과 함께 음식배달업에 뛰어들었고 타고난 손맛과 재주가 입 소문으로 퍼지면서 자신의 이름을 건 요리 원예 TV쇼의 호스트로 발탁됐다.

이후 사업은 관련 책과 잡지로까지 확대됐고 이를 기반으로 스튜어트씨가 세운 MSO는 지난해만 3억달러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에는 포천지가 선정한 미 여성 최고 CEO 50인 중 1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혐의를 부인해 위증혐의까지 받고 있는 스튜어트씨는 이제 징역형을 면할 수 없는 처지다. 그를 보는 미국인들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뉴욕타임스는 서민적인 푸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누려 온 흑인여성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는 달리 중상위층의 고급스러움만을 추구해 온 스튜어트씨에 대해 대중은 거리감과 질투를 느껴왔기 때문에 그의 몰락을 고소해 하기까지 한다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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