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공격 반대시위 전세계 확산

  • 입력 2002년 9월 30일 10시 45분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전(反戰) 시위가 런던과 워싱턴, 로마, 마드리드 등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요일인 29일 오후 워싱턴에서는 5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주최측은 각국 대사관과 외교 공관이 몰려 있는 이른바 `대사관 길'을 따라 행진하며 부시 대통령의 대(對) 이라크 강경 노선에 동조하고 있는 20여 국가의 공관앞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라크전 종식 전국 네트워크' 관계자는 이날 시위가 영국 대사관 앞에서 끝날 것이라고 밝히고 영국 대사관 대표들이 자신들을 맞으러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연례 상반기 합동 총회에 맞춰 사흘째 열린 것으로, 주최측은 오는 10월26일 워싱턴에서 다시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워싱턴 일대에는 지난 27일부터 뉴욕과 시카고 등에서 차출된 요원들을 포함해 경찰 수천명이 배치됐으며 28일에만 649명이 체포돼 대부분 경범죄가 적용되는 등 현재까지 650여명이 구금됐다.

이와 함께 마드리드에서도 시위대가 `이라크전 중단' `미국은 석유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드리드 시내 중심가로 행진했다.

시위를 주도한 좌익 단체와 노조들은 참가 인원이 5만명에 달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3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시위에는 이라크 국기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초상화를 든 이라크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에 앞서 전날에는 런던에서 반전운동가, 국회의원, 유명 인사 등 10만여명이 참가한 영국 사상 최대의 반전 시위가 벌어졌으며 로마에서도 시위대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미국 지지에 항의했으며 주최측은 참가 인원이 10만여명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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