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석유 증산하나 안하나

  • 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33분


최근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면서 국제유가 폭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원유 수입국들이 석유 증산 여부가 결정될 19일 일본 오사카(大阪)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각료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BBC는 메릴린치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마리오 트라비아티의 말을 인용해 “지난 2년간 OPEC가 산유량을 ‘얼마나 줄이나’를 놓고 골몰해왔다면 이번 회의는 ‘얼마나 늘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이같이 전했다.

BBC는 겨울이 닥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원유 증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제원유가가 배럴당 31달러를 넘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OPEC 산유량은 하루 2170만배럴로 10년 이래 최저수준. 그러나 OPEC 회원국 내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제한된 원유 공급 때문인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OPEC 내 ‘현상유지파’의 대표적인 인물인 알바로 실바 OPEC 사무총장은 “세계 원유공급 물량은 충분하다”며 “현재의 유가 상승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와 베네수엘라, 카타르 등이 이 같은 현상유지론에 동조하고 있는 반면 알제리는 증산을 지지하고 있으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

영국의 국제에너지연구센터(CGES)는 16일 발간한 월례보고서에서 “OPEC는 이라크전쟁이란 변수가 석유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경우 증산으로 유가가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산유량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라크의 유엔무기사찰 재허용 제의로 국제원유 선물가격이 17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OPEC가 증산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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