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원전결함 은폐]“극악무도한 행위” 분노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32분


도쿄전력의 원자력발전소 결함 은폐사건이 발각됨에 따라 일본의 원자력 정책이 위기에 부닥쳤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원전 운영회사가 사실을 은폐함으로써 더 이상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본 전력업계는 자국 내에서 사용한 핵연료를 재처리해 다시 핵연료로 이용하는 ‘핵연료 리사이클’정책을 추진해왔다. 전력업계는 이번에 문제가 된 두 원전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전국의 원전 가운데 16∼18기를 재활용 핵연료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핵연료 리사이클 정책은 당초 계획 추진 때부터 경제성이 떨어지는 데다 핵폐기물 처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기된 반대여론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은폐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원전이 있는 각 지역이 집단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함 은폐 원전이 있는 니가타현의 히라야마 이쿠오(平山征夫) 지사는 도쿄전력의 허위보고에 대해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앞으로 상당기간 도쿄전력의 핵연료 도입계획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현측도 “앞으로는 국가의 원자력 정책에 절대 협력할 수 없다”며 강력 항의했다.

도쿄전력측은 재처리 핵연료인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산화물(MOX)의 도입 계획은 당분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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