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폐경기 치료 호르몬요법 종언

  • 입력 2002년 7월 15일 16시 27분


수십년간 폐경기 여성 치료의 만병통치약처럼 군림해온 호르몬 대체요법(HRT)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에스트로겐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뉴스위크가 최신호(22일자) 커버스토리에서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소가 "복합 호르몬 요법이 유방암, 심장병, 뇌중풍 위험을 높인다"며 "호르몬제 복용 여성은 향후 사용 여부를 담당 의사와 상담하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데 따른 것. 이번 발표로 호르몬 대체요법 치료를 받고 있는 미국 여성 1300만명이 심리적 공황마저 느끼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소개했다. 지난해 미국 약사들은 4500만건의 프레마린(에스트로겐) 처방전과 2200만건의 프렘프로(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복합 호르몬제) 처방전을 발급했다.

이제 호르몬 대체요법을 대신해 어떤 폐경기 치료법을 사용해야 할까. 뉴스위크는 다양한 대안 치료법을 제시했다. 우선 호르몬 치료법에 대한 의존도를 서서히 없애야 한다. 보스턴 브라이엄 여성병원 내넌다 콜 박사는 복용량·주기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상이 재발하면 정상복용했다가 다시 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대표적 폐경기 증상인 화끈거림과 식은땀 증상은 간단하게 완화시킬 수 있다. 매운 음식이나 카페인, 알콜과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먹으면 안되고 비타민 E와 두유·두부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 좋다. 유산소운동도 도움이 된다.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가 좋다는 중간연구결과도 있다. 혈압저하제는 증상을 완화시키나 피로와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허브도 치료효과가 있다. 미 NIH는 이소플라본(여성호르몬의 일종)과 식물 에스트로겐이 들어있는 검은 코호쉬, 버터컵, 레드 클로버의 시험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아직까지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흡연이나 과음 등 나쁜 생활습관을 버리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적절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루 30분 걷는 것이 호르몬제를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좋다"고 NIH 산하 여성질병전문가 조앤 맨슨은 말했다. 운동은 골다공증, 심장병, 유방암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뼈를 건강하게 하려면 걷기나 뛰기,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슘이 풍부한 우유나 견과류, 시금치와 같은 녹황색채소는 골밀도를 높여준다.

폐경기증상이 심할 때는 비호르몬제제를 이용할 수 있다. 스태틴으로 알려진 콜레스테롤 저하제는 심장병 위험을 크게 줄여준다. 바이포스포네이트는 골밀도를 높여주고 라록시펜은 골절을 예방한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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