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 가능성 희박

  • 입력 2002년 6월 3일 10시 44분


인도와 파키스탄간 핵전쟁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서 카슈미르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아시아 16개국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미국도 이번 주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장관을 양국에 각각 파견, 긴장 완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러시아와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947년 이래 지금까지 세 차례의 전면전을 벌였던 이 두 나라간에 새로운 전쟁, 특히 핵전쟁이 벌어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아랍연맹도 2일 양국에 분쟁의 정치적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일 경유지인 타지키스탄 수도 두샨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인도를 설득해 대화에 참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이날 알마티로 가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파키스탄이 국경을 넘어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한 테러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파키스탄과의 직접 회담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무샤라프 장군의 (테러종식) 발언이 결실을 보여준다면 (직접회담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국제문제 분석가들은 양국간 회담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인도가 파키스탄의 대화제의를 거듭 거부해온 점으로 미뤄 알마티 회담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아시아 정상회담이 양국간 분쟁을 억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이 회담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장 주석은 양국이 전쟁을 하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조지 페르난데스 인도 국방장관은 이날 인도가 파키스탄과 핵전쟁을 벌일만큼 `충동적'이지는 않을 것이지만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를 공격한 것과 같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나약함을 보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가 저지수단 이외의 목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핵에 관한 신조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샤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분쟁해결을 강조하고 "정신이 온전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분쟁이 핵전쟁으로 번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인도보다 작은 군대를 갖고 있는 파키스탄은 핵 선제공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모이누딘 하이더 파키스탄 내무장관은 1일 인도와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파키스탄은 인도 내륙을 공격할 것이며 모든 탄두를 사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비역 중장인 하이더 장관은 이날 신드주 인도와의 국경지대 시찰에 나서 인도가 만일 카슈미르에서 국지전을 벌이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우리는 인도 내부에서 싸울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키스탄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압둘 아지즈 미즈라 파키스탄 해군 참모총장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 자국 해역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다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스리나가르 남서쪽 28㎞의 나우감에서는 이슬람 민병대원 한 명이 인도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살됐으며 이보다 하루 전에는 스리나가르 북부 나우샤흐라와 순데르바니 지역에서 인도군이 파키스탄 쪽으로 박격포를 쏘아 5명의 파키스탄병사가 숨졌다고 인도 군이 발표했다.

그러나 파키스탄 군 대변인은 인도측의 발표를 부인하고 인도로부터 일방적으로 날아온 박격포와 총격으로 민간인 3명이 숨지고 어린이 3명을 포함한 9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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