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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4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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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출신 ‘도망 노예’ 프란시스 복(23·사진)이 들려주는 현대판 노예 이야기다. 복씨는 미국에서 노예제 반대 운동단체(www.iabolish.com) 등의 후원으로 각 학교 등을 돌며 노예의 사슬을 끊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가 노예가 된 것은 1986년 5월. 남쪽의 기독교도와 내전상태였던 북쪽의 이슬람 군인들이 시장을 공격해 남자는 죽이고 여자와 어린이들을 노예로 붙잡아갔을 때 그도 거기에 끼어 있었다. 가축을 많이 치는 압둘라의 노예가 된 그는 어느 날 주인에게 “왜 나에겐 나쁜 음식을 주고 동물들과 함께 재우느냐”고 따지다가 흠씬 얻어맞기만 했다.
열일곱살에 그는 죽기살기로 도망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되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이집트 카이로까지 흘러들어간 그는 유엔 난민사무소의 도움으로 1999년 미국으로 오게 됐다.
요즘 그는 보스턴의 반노예그룹 도움으로 학교에도 다닌다. 작년에는 미 상원에서 수단의 노예 실상에 관해 증언해 미 언론에도 그의 이야기가 많이 소개됐다. 이젠 미 프로농구(NBA) 경기장이나 유명가수 콘서트장에 초청돼 관객들에게 인사를 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됐다. 강연을 다니며 한번에 500달러 정도를 받고 반노예그룹 등에서 연간 2만달러의 봉급도 받는 그는 그중 일부를 노예구출기금으로 기부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