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大 A학점 받기 어려워진다

  • 입력 2002년 5월 22일 17시 37분


A학점을 남발해 ‘학점 인플레’ 논란을 일으킨 하버드대학이 A학점을 받는 학생들과 우등평점의 졸업생을 줄이는 데 목적을 둔 새학점 규정을 마련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21일 전체 교수 600명중 약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새 학점 규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학점 규정 변화의 요지는 크게 두가지. 우선 하버드대 특유의 복잡한 15등급 학점 방식을 일반적으로 다른 대학들이 채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4.0 평점에 A∼F 등급으로 구분했다. 하버드대는 각 등급을 받는 학생 수를 똑같이 배정해 특정 등급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막도록 했다. 하버드대는 새로운 등급 시스템으로 인해 ‘A 마이너스’학점은 줄어드는 대신 ‘B 플러스’학점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 변화는 우등평점을 받는 졸업생의 수를 과 학생의 60%선으로 제한한다는 것. 이는 지난해 하버드대 졸업생의 91%가 여러 종류의 우등 평점이 붙은 졸업장을 받은 것으로 집계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예일 프린스턴 등 다른 동부 명문대학들은 졸업생의 30% 정도가 우등 평점을 받고 졸업한다.

그러나 하버드대 일각에서는 우등 졸업생에 제한을 두는 조치로 인해 우등상을 받기 위해 졸업시험을 치르는 대신 논문을 쓰는 학생들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에서는 논문을 쓰는 학생들은 우등상을 받고 졸업하는 것이 관례처럼 지켜져 왔다. 지난 30년간 채택한 15등급 기준의 학점 규정을 완전히 바꾼 이번 규정은 재학생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1학년생에게만 해당된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