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학교 민간경영 실험 에디슨 스쿨 재정난 허덕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40분


‘공립학교를 민간기업이 맡아 경영한다’는 개념으로 미국 교육계의 주목을 받아온 에디슨 스쿨이 만성 적자와 주가 급락으로 재정위기에 봉착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에디슨 스쿨은 90년대 중반 ‘민간기업이 공립학교를 운영하면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주주들에게도 큰 이익을 되돌려 줄 수 있다’는 취지로 설립돼 성장을 거듭했으며 1999년엔 주식시장에도 상장됐다.

에디슨 스쿨은 ‘공교육의 민영화’에 대한 거대한 실험장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실험에 동참했다. 지방정부로부터 주로 공립 초·중등 학교를 위탁받아 경영하는 에디슨 스쿨은 회사 수입이 1997년 6월 3860만달러에서 4년 만인 지난해 6월 3억7580만달러로 늘었다. 같은 기간 학생수도 7150명에서 7만5000명으로 늘었으며 위탁받은 학교수도 22개 주 136개교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올해 1월 20달러를 웃돌던 에디슨 스쿨의 주가는 13일 2.66달러까지 떨어졌다. 에디슨 스쿨이 첨단기자재 도입 등의 과도한 지출로 적자가 지난해 말 2억4000만달러에 이르는 등 이익을 전혀 내지 못한데다 모자라는 운영비를 주식 신규 발행으로 충당하는 등 회사 재정을 투자자들의 호주머니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문제였다.투자자들은 “위탁받은 학교 수가 임계점에 도달하면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는 회사측의 장밋빛 약속에 의구심을 품고 주식을 내다팔기 시작했다. 일부 지방정부들도 위탁 학교 학생들의 성적이 일반 공립학교 학생들의 성적에 비해 별 차이가 없자 위탁 계약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타임스는 주가 급락으로 주식 신규 발행에 의한 투자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에디슨 스쿨이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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