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부활의 양날개’

  • 입력 2002년 5월 8일 17시 46분


한때 ‘인터넷 재벌’로 불렸던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마사요시)소프트방크 사장이 화려한 부활을 위해 두 가지 야심찬 사업에 도전하고 있어 화제다.

일본의 맥도널드와 손잡고 소프트방크의 초고속 무선인터넷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그 하나고, 1년여 전 인수한 아오조라은행(전 일본채권신용은행)을 통해 영화와 게임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손 사장은 2000년 개인재산 700억달러로 세계 최고 갑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에 바짝 따라붙었으나 이후 재산이 15억달러로 줄었다. 세계 갑부 랭킹도 10위권에서 293위로 밀려났다. 8일 현재 소프트방크의 주가는 2000년 2월15일 기록한 최고치(19만8000엔, 그후 3분의 1로 액면분할)의 34분의 1수준(액면분할 감안)인 1892엔 안팎에 머물러 있다.

▽맥도널드와의 제휴〓맥도널드 매장에서 고객들이 소프트방크그룹의 ‘야후 BB 모바일’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도록 일본맥도널드와 7일 합의했다. 전국 3867개 점포를 갖고 있는 맥도널드와의 제휴로 무선인터넷 회원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

양사는 우선 이달 하순부터 도쿄시내 20개 맥도널드 매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 매장 내에 기지국을 설치하고 야후 BB 모바일 회원들이 자신의 PC나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 등을 갖고 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지역 등을 비롯, 전국 맥도널드 매장 내에 인터넷전화인 ‘BB폰’을 설치하고 반년 동안 무료서비스를 제공한다. 6개월 이후에는 전국 어디서나 4분에 10엔씩 유료서비스로 전환한다.

▽은행도 소프트웨어 투자로 전환〓장기불황으로 마땅한 투자대상이 없어 고민하던 아오조라은행은 최근 영화나 게임 서적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 적극 투자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기업대출이나 주식투자보다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소프트웨어에 투자해 ‘대박’을 노리겠다는 것. 이는 소프트방크의 벤처다운 발상을 토대로 한 것으로 일본 시중은행의 투자방식으로는 매우 이례적인 것.

이 은행은 11일 개봉되는 영화 ‘돌입하라-아사마 산장 사건’에 2000만엔을 투자한 것을 비롯, 영화의 TV방영권이나 비디오제작권을 담보로 영화제작사에 1억엔을 융자했다. 영화가 히트하지 않아도 융자금은 건질 수 있고 크게 히트하면 거액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 또 같은 방식으로 서적이나 TV애니메이션 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