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 기자회는 이날 발간한 ‘2002 세계 언론자유 연례 보고서’에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언론 개혁’을 선언했으나 이는 언론 관련법을 자유화하기보다는 대형 언론그룹을 파괴하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보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 국세청이 20개 가량의 민영 공영 언론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으나 점차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김대중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신문에 조사가 집중됐다면서 세무조사 및 김병관(金炳琯)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 등 언론사 사주들의 구속 과정을 소상히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어 “김 대통령은 올 12월 실시되는 대선을 겨냥해 비판적인 언론매체를 약화시키려 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 북한의 언론자유와 관련, “김정일(金正日)의 스탈린 체제는 2000년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이후 기대됐던 개방으로 나아가지 않았다”며 “북한 주민들은 독립적인 정보에서 완전히 차단돼 있으며 직접적인 인터넷 접속은 소수 특권층만 가능하다”고 비난했다.
북한 당국은 중국 공안과의 협조아래 북쪽 국경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려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있으며 북한 안전원들이 지난해 초 북쪽 국경지역에서 북한 관영방송만 시청하도록 채널이 고정되지 않은 TV 수상기 100여대를 압수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 지도자 김정일을 ‘세계의 언론자유 약탈자’ 37명 가운데 한 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