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회계감사원 체니 제소

  • 입력 2002년 2월 24일 18시 09분


미국 의회 회계감사원(GAO)이 딕 체니 부통령을 에너지정책 입안 과정에 관여한 업계의 명단 제출을 거부한 혐의로 연방법원에 고소한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알래스카 유전 개발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미국 내에서 에너지 개발과 환경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환경보호 기술과 재활용만으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국내 에너지 탐사를 통해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국립 극지(極地)야생생물보호지역 내 석유 시추를 금지하기 위해 80년 제정된 법령을 철회하고 유전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이 지역에 57억∼16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이 지역 매장량이 32억배럴이 안돼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에 미흡하며 환경 파괴가 예상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앞서 GAO는 22일 체니 부통령을 워싱턴 연방지법에 고소했다. GAO가 행정부를 고소한 것은 설립 80년 만에 처음이다.

GAO는 체니 부통령이 이끄는 에너지 태스크포스팀이 지난해 부시 행정부의 에너지정책 입안 과정에서 만난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명단과 논의 주제에 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백악관은 이를 거부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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