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초대장' 日정계 또 들썩

  • 입력 2002년 2월 20일 01시 34분


한 장의 초대장을 둘러싸고 일본 정계가 요동치고 있다.

소동의 핵심은 일본 정부가 18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의 공식 리셉션에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전 외상을 초대했느냐 여부.

발단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수행해 일본을 방문중이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이날 오전 다나카 전 외상에게 전화를 건 데서 비롯됐다. 파월 장관은 얼마 전까지 자신의 카운터파트였던 다나카 전 외상의 경질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오늘 저녁 리셉션에 나오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다나카 전 외상은 기자들에게 “쫓겨났기 때문에 초청을 받지 못했다”고 말해 전격 경질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자 19일 오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전직 외상들에게는 모두 초대장을 보냈다”고 즉각 반박했다. 외무성 측도 “전직 외상들에게는 비서에게 초청장을 직접 전달했다”고 맞장구를 쳤다. 결국 다나카 전 외상이 초청장을 받고도 스스로 리셉션에 불참했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전해들은 다나카 전 외상은 “초청하고 싶지 않아 초청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될 것을 총리 관저와 외무성이 짜고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이에 대해 후쿠다 장관은 또다시 기자회견에서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측에서 하루에 몇 차례씩 공방이 오가면서 이 문제는 어느 사이에 일본 정계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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