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경찰 4000여명 동원 ‘人의 장막’

  • 입력 2002년 2월 1일 23시 17분


세계경제포럼(WEF) 총회 첫날인 지난달 31일 뉴욕에서는 최근 각종 국제행사에서 반세계화를 외치는 폭력시위가 잇따랐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평화시위만이 발생했다. 뉴욕시 경찰 4000명이 동원된 가운데 회의장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주변에서 8명만이 체포됐다.

첫날 시위에 참가한 단체들은 나머지 포럼 기간에도 비슷한 형태의 평화적 시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시위단체 관계자는 “9·11테러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뉴욕에서 대규모 폭력시위를 강행할 경우 반세계화 운동에 대한 여론이 오히려 나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회의 참석자들 중 일부는 미국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 폴 오닐 재무장관 등만이 참석하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테러 이후 충격을 받은 뉴욕 시민, 나아가 미국민을 지지하는 뜻에서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이번 총회기간 중 주요 정치지도자들 사이에 정치적 합의 같은 것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중동사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는 하지만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나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참석조차 하지 않는 등 특별한 정치적 선언 같은 것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WEF 총회에서 소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세계사회포럼(WSF)이 개최된 브라질 남부도시 포르투알레그레에서는 포럼 참석자 5만여명이 폭우 속에서 ‘세계화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행사장 주변에는 브라질 경찰 1700여명이 배치됐으나 우려했던 폭력과 충돌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노엄 촘스키는 기자회견에서 “WSF가 반세계화 포럼으로 표현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일반 시민의 이익을 위한 세계화를 주창하고 있는 WSF가 진정한 세계화의 면모를 대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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