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反세계화단체 시위대비 철통 경계

  • 입력 2002년 2월 1일 18시 35분


세계경제포럼(WEF)의 설립자이자 현 회장인 클라우스 슈왑은 지난달 31일 반세계화 단체들이 WEF 총회를 “탐욕스러운 기업가들의 모임”이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데 대해 “이번 회의 참석자 중 40%만이 기업가들이며 30%는 환경보호론자, 종교지도자 등 ‘이상주의자’”라고 반박했다. 9·11테러 당시 뉴욕에 있었던 슈왑 회장은 스위스에서 개최해온 WEF총회를 올해 뉴욕으로 옮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회의 참석자들 중 일부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번 총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 폴 오닐 재무장관 등만이 참석하는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테러 이후 충격을 받은 뉴욕 시민, 나아가 미국민을 지지하는 뜻에서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뉴욕시에는 이번 행사의 안전확보에 비상이 걸린 경찰이 시내 중심가 곳곳에 콘크리트로 바리케이드를 치는가 하면 모래를 가득 실은 청소차가 요소에 배치되는 등 극히 삼엄한 분위기. 특히 주회의장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주변에는 경찰 4000여명이 겹겹이 둘러싸 마치 인의 장막이라도 쳐진 듯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며 임시로 설치된 교통 통제선마다 경찰탐지견들을 동원해 차량 검색에 나서고 있다.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맥도널드’ ‘스타벅스’ 상점 앞에는 경찰들이 몇 명씩 한조가 돼서 경비를 서고 있다. 이들 상점은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며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세계화 단체들의 공격대상이 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

이번 총회에는 당초 참석자 명단에 포함됐던 케네스 레이 전 엔론 회장이 불참했다. 이에 대해 슈왑 WEF회장은 파산한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초청대상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 참석하고 있는 미국 5대 회계법인 대표들은 엔론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과 관련된 스캔들을 의식해 자사의 신뢰가 여전히 높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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