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왕따 소녀가 어머니 살해’ 中 발칵

  • 입력 2002년 1월 27일 17시 44분


‘아둬(阿k)’라는 이름의 중학교 3학년생 소녀(15)가 학교 폭력배들의 협박에 못 이겨 모친까지 살해하고 돈을 훔쳐 갖다준 ‘아둬 사건’으로 온 중국이 떠들썩하다.

광둥(廣東)성 순더(順德)시에 사는 아둬는 지난해 6월 등교시간에 교문 부근에서 ‘헤이짜이(黑仔·나쁜 아이들)’로 불리는 학교 폭력배들로부터 ‘돈을 가져 오라’는 협박을 받고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조퇴한다. 집에 돌아온 아둬는 안방을 뒤지다가 어머니에게 들키고 만다. 말다툼 끝에 아둬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돈을 훔쳐 집을 뛰쳐나온다.

중국 경찰은 아둬가 이 중 500위안(약 7만5000원)을 ‘헤이짜이’에게 갖다바친 후 남은 돈으로는 가방과 한국가수의 음반 2장을 샀다고 밝혔다. 아둬는 지난해 12월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중국의 학교폭력 실태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베이징(北京)시가 1만명의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40% 이상이 학교 폭력배로부터 돈을 요구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아둬 사건’으로 중국 정부는 학교 부근에 파출소를 증설하는 등 학교 폭력과 ‘왕따’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국 사법당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14∼18세의 미성년자 범죄가 전체 범죄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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