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 뉴욕증시 上場폐지…美의회 파산과정 본격조사

  • 입력 2002년 1월 16일 18시 10분


미국 의회가 엔론의 파산 과정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뉴욕 증권거래소(NYSE)는 14일 엔론사 상장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2000년 상반기 90.56달러에 달했던 엔론의 주식은 휴지가 됐다. 엔론 주식은 12일부터 거래가 중지됐으며 거래중지직전 주가는 0.67달러까지 떨어졌다.

▽서류파기 공식 시인〓엔론사에 대한 부실 회계 감사로 문제가 된 아서 앤더슨은 엔론 관련 e메일과 서류가 고의로 파기됐음을 15일 처음으로 시인하고, 이를 주도한 투자 파트너 데이비드 덩컨을 해고했다. 앤더슨은 자체조사를 벌여 덩컨이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엔론사 회계감사와 관련된 정보 요청을 받은 직후인 지난해 10월23일 비상회의를 소집해 수천여건의 서류를 파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상장 폐지〓뉴욕 증권거래소는 이날 엔론을 거래 종목에서 제외하고 엔론 거래를 중지시켰다. 증권거래소는 엔론사 파산절차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엔론 파산 절차의 시기와 결과, 그리고 주주들에게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엔론은 증시 퇴출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번복 가능성은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엔론 조사〓아서 앤더슨의 불법 회계처리 문제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미 하원의 에너지상무위원회는 엔론사의 장부를 고의로 파기한 앤더슨의 덩컨을 소환해 심문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관계자는 16일 “덩컨이 해고되기 전에 위원회에 제출한 6상자 분량의 파일과 기록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사베인스 상원 금융위원장도 성명을 발표하고 의회 감사기구인 회계감사원에 엔론의 회계 처리와 종업원 퇴직연금 주식 투자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다음달 12일 엔론사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엔론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도 민주당에 각종 로비를 펼치면서 97년 이후 3년간 42만달러를 제공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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