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군중 의사당 난입… 폭력시위 확산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44분


아돌포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의 임시정부가 출범 1주일 만에 중대 위기를 맞았다. 대외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경제위기의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아르헨티나 정부는 폭력시위가 재발,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큰 타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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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상황〓28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은행인출 제한조치 철폐와 부패각료 사임 등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시위는 처음에는 평화적으로 출발했으나 대통령궁에 진입하려는 시민들을 막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폭력적으로 돌변했다.

시위대 중 일부는 29일 새벽 의사당 건물에 난입해 불을 지르고 집기를 부쉈으며 또 다른 시위대는 정부청사 정문을 넘어 들어가려다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시위는 주변 도시로 번져 부에노스아이레스 남쪽 마르델플라타에서도 29일 1000여명의 시민들이 월급과 연말보너스를 31일까지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며 시위 대열에 합류했다.

▽아르헨티나 증시 폭락〓28일 일주일 만에 재개장된 아르헨티나 증시는 폭락세를 보였다.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7.82% 떨어진 295.39로 마감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중순부터 유통될 예정인 제3의 통화인 ‘아르헨티노’가 페소화 평가절하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달러 보유를 위한 페소 및 주식 투매가 이어져 금융시장이 쉽게 안정되기 힘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하루 250달러(250페소)로 제한된 예금 인출 한도액이 28일 1000달러로 완화됨에 따라 은행에는 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예금주들은 임시정부가 아르헨티노를 발행하면서 기존 페소 및 달러화 예금을 동결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로드리게스 사 대통령과 가진 전화 통화에서 “아르헨티나가 특단의 재정 금융정책을 마련한다면 미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해 ‘기술적 지원’을 할 용의가 있다”고 말해 즉각적인 지원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미경기자·외신종합연합>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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