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1년 12월 25일 22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22일 괴선박과 총격전을 벌였던 일본이 25일 오후 “또다시 괴선박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해상보안청의 순시선과 항공기가 대거 출동하는 소동을 벌였다. 그러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오후 2시 25분경 교토(京都)부 마이쓰루(舞鶴)시 교가미사키(經ヶ岬) 등대에서 북동쪽으로 20㎞가량 떨어진 해역에서 조업중이던 어선이 “돛대가 올려져 있지 않고 어부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이상한 배가 항해중”이라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해상보안청 제8관구 본부는 곧바로 순시선 10척과 항공기 9대를 파견해 수색작업에 나섰다. 비공개 수색을 벌였으나 이 같은 사실은 오후 6시경 기자들에게 알려졌고 NHK TV도 이 사실을 오후 6시 정규뉴스의 마지막에 “방금 들어온 소식”이라며 긴급뉴스로 보도했다.
그 후 ‘괴선박’의 크기는 50∼60t이며 시속 5∼7㎞의 속도로 동쪽으로 항해하다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 내각 위기관리감이 오후 8시경 정부 여당 간부회의에서 “문제의 배는 괴선박이 아니라 일본 어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긴장은 풀어지기 시작했다.
오후 8시45분 NHK TV는 “신고 당시 문제의 해역을 통과한 배는 나카사키(長崎)항 소속의 80t급 어선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 배는 동쪽의 이시카와(石川)현으로 가던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신고가 들어온 해역이 99년 3월 북한의 괴선박이 나타났던 동해쪽인 데다 괴선박이 침몰한 데 대한 보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도 나돌았기 때문에 해상보안청 관계자들은 더욱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비록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일본의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데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수록 자위대를 보강하고 활동 범위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어간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