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식민지 출신 흑인여성 좌익黨 대선후보로 선출

  • 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37분


프랑스령 가이아나 출신의 흑인 여성 크리스티안 토비라(49)가 식민지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 프랑스 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르몽드지 등 프랑스 언론들은 3일 가이아나의 좌익정당 당수인 토비라가 76%의 찬성으로 내년에 치러질 프랑스 대선의 좌익급진당(PRG) 후보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

연설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토비라는 마르크스, 레닌, 트로츠키 등의 이론을 꿰고 있으며 한때 무정부주의에 경도될 정도로 급진 좌익 성향. 그러나 스스로는 “아직까지 어떤 사상에도 깊이 빠져본 적 없다”고 주장한다. 가이아나 태생으로 파리에서 교육받은 그녀는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뒤 가이아나로 돌아가 프랑스 식민지 이탈 운동을 벌이며 정치에 뛰어들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종주국의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됐다.81년 이후 대선 후보를 내지 않았던 PRG가 당원이 아닌 토비라를 영입해 대선 후보로 내세움으로써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 정당 후보들이 난립하게 됐다. 이는 우파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일전을 겨루려는 좌파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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