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烹?… 팔 과격단체 통제력 상실

  • 입력 2001년 12월 4일 18시 16분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건물에까지 미친 가운데 이스라엘이 미국과 연대해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정부수반의 축출을 시도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아라파트 수반이 하마스와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 내 과격 테러단체를 통제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

이스라엘 당국은 3일 팔레스타인 정부를 테러지원단체로 규정하고 아라파트 수반을 “모든 테러행위의 책임자”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를 더 이상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공격 또는 응징할 적으로 규정한 것.

아라파트 수반 축출론은 미 워싱턴 정가에서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아라파트 수반이 극적인 조치를 내놓지 못할 경우 미 정부는 아라파트 수반의 운명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에게 맡길 것이라고 미 고위 관리들이 시사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최근 과격 단체 분쇄를 그 어느 때보다 강력히 요구한 것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전 개시에 앞서 탈레반 정권에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를 요구했던 태도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라파트 수반의 축출은 팔레스타인 내 과격파의 득세를 초래하거나 전면전에 따른 중동국가들의 연대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에는 딜레마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대테러 전쟁에서 어렵사리 구축해온 국제연대의 일각이 허물어지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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