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조조정은 립서비스”…파이낸셜 타임스紙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9시 38분


한국의 구조조정은 립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14일 한국은 오래전부터 구조조정을 한다고 되뇌어 왔지만 기업 풍토를 변화시킬 수 있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특히 한국의 대우자동차를 제너럴모터스에 매각하는 협상이 노동쟁의로 방해받고 있으며 해고를 우려한 일부 대우 노동자들의 시위는 한국 노동운동의 힘이 아직도 강력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회사들이 연공서열식 인사보다는 성과에 따른 승진과 임금 차등화를 택하는 등 일부 구조조정 노력이 투자자들에게 환영받고 있으나 자신의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해온 한국인들에게는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고용불안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장기적인 국익보다 눈앞에 보이는 유권자 불만을 우려하는 한국 정치인으로 하여금 단호한 조치를 꺼리게 함으로써 구조조정의 둔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타임스는 전망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과 일본은 회사가 직원의 복지를 책임지는 사회 전통과 즉각적인 해고를 불가능하게 하는 법제도 때문에 잉여인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감원보다 단계적인 비용절감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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