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탈레반 무장 봉기…백병전끝 칸다하르 ‘유혈입성’

  • 입력 2001년 11월 15일 01시 31분


탈레반의 최후 거점 칸다하르의 함락은 ‘무혈입성’이 아니었다.

탈레반군은 14일 아프가니스탄 남부지역에서 봉기, 칸다하르를 점령하려는 반(反) 탈레반 무장세력에 강력하게 저항했다. 서북부 요충지 마자르 이 샤리프나 아프간의 상징 수도 카불을 별다른 군사적 저항없이 순순히 내준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이날 칸다하르 도로 곳곳에서는 치열한 백병전이 벌어졌으며 반 탈레반 세력은 이날 오후 내내 탈레반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칸다하르를 점령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외신들은 “도심 여기저기서 포연과 먼지가 자욱했으며, ‘맨투맨’식의 싸움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탈레반군은 이날 저녁 전선에서 밀리게 되자 인근 산악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반 탈레반 세력이 봉기 이틀 만에 남부지역을 장악함으로써 아프간 국토는 파슈툰족을 중심으로 한 반 탈레반 세력과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소수민족을 중심으로 한 북부동맹이 사실상 양분했다.

탈레반은 이날 남부 산악지역에서 강력한 게릴라전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파키스탄으로 넘어온 칸다하르 주민들은 “무장한 탈레반 병력들이 칸다하르에 들어와 잠시 머무른 뒤 무기와 음식을 짊어지고 근처 산악지대로 떠났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탈레반은 이날도 카불 동남부와 아프간 중서부 등 7개주에서도 밀려났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란관영 IRNA통신은 북부동맹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낭가하르주의 주도인 동부 요충지 잘랄라바드에서도 무자헤딘 세력의 봉기를 견디지 못하고 완전 퇴각하는 등 추가로 7개주에서 밀려났다”고 보도했다.

이날 탈레반이 추가로 밀려난 지역은 낭가하르주를 비롯해 쿠나르, 로가르, 파크티아주 등 카불 동남부 4개주와 우루즈간, 파라흐, 님루즈 등 아프간 중서부 3개주다. 이 가운데 우루즈간주는 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고향으로 탈레반의 거점 칸다하르와 경계한 요충지다.

<하종대·김성규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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