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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30일 0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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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좌파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미국의 공습이 ‘밤낮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뤄졌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이 신문은 “지난 3주간 미국은 어느 시간에라도 폭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면서 “미국의 폭격은 정확하게 표적을 맞히느냐가 아니라 폭탄을 투하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무차별 폭격에 대해 미 국방부가 “아직 확인할 만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을 회피한 것은 “예의바르기는 하지만 결코 현명한 태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루 200만부를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 대중지 미러는 ‘이번 전쟁의 숨겨진 의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전쟁은 사기”라고 규정지었다.
이 신문은 “3주간에 걸친 공습에도 불구하고 아프간 내에서 9·11테러에 관련된 테러범은 단 1명도 잡히거나 살해되지 않았다”면서 “그 대신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가 가장 강력한 국가에 의해 테러를 당하고 있으며 미군 조종사들은 진흙집, 병원, 적십자 창고, 난민 수송 트럭 등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 신문은 또 미국의 집속탄 사용에 대해 “테러 행위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무기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영국군은 미국의 복수전에 동원된 용병에 불과하다”면서 미국과 영국을 동시에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96년 탈레반이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장악했을 때 미국은 카스피해 유전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탈레반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더 타임스지도 “미국과 영국 지도부가 계속되는 오폭과 민간인 살상으로 고조되는 비난 여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전쟁 장기화에 대해 인내심을 가져줄 것을 국민과 언론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의 라마단 기간 중 공습 중단 발언은 미국의 전략과 정면으로 대치된다”면서 미국과 영국의 공조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브닝스탠더드지는 영국의 이슬람교도 1000여명이 탈레반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간에 들어갔으며 탈레반을 위해 싸우는 외국인들 가운데 60%는 영국 출신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참전 이슬람교도들에게 “자신과 가족의 안전을 위해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경고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