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작년 빈라덴 미국인도 실패”…日신문 보도

  • 입력 2001년 10월 25일 18시 36분


지난해 여름 미국의 빌 클린턴 정권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문제를 놓고 비밀협상을 가졌으나 실패했다고 당시 중개역을 맡았던 독일의 라이너 빌란트 유럽의회 의원(44)의 말을 인용해 일본 산케이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빌란트 의원에 따르면 비밀 협상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 기업인이 자신의 지인을 통해 미국의 협상의사를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탈레반측은 빈 라덴을 제3국에 인도하고 국내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경제제재 완화와 탈레반 정권 인정을 미국측에 요구했으나 클린턴 정권은 빈 라덴을 미국에 인도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양측간 타협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한 빌란트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 협의를 거쳐 ‘국제 테러 재판소’를 설치한 후 그곳에 빈 라덴을 넘기는 절충안을 마련, 독일의 외교루트를 통해 미국과 탈레반측에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빌란트 의원은 “탈레반 내부가 온건파와 강경파로 갈라져 있었던 것이 협상 실패의 최대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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