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폭 잇달아…병원이어 민가에 폭탄투하 시인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6시 44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미군의 오폭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 밤(현지시간)에는 전폭기가 아프가니스탄 서부도시 헤라트 외곽의 한 군 병원에 폭탄을 잘못 떨어뜨렸음이 유엔에 의해 확인됐다고 AP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빅토리아 클라크 미 국방부 대변인도 미군 F18 전폭기가 헤라트 외곽의 노인 요양소와 군 장비 저장시설 사이에 무게 450㎏의 폭탄 한 발을 잘못 떨어뜨렸다고 시인했다.

클라크 대변인은 그러나 유엔이 확인한 병원과 미군이 파악하고 있는 노인 요양소가 같은 건물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부 관리는 이날 미 해군 전폭기가 칸다하르 남동쪽 약 15㎞ 떨어진 차코르 카리즈 마을에 230㎏ 무게의 폭탄 두 발을 떨어뜨렸다고 시인했다.

탈레반 측은 민간인 거주지에 대한 미군의 이 공습이 의도적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공습으로 5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9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 대변인인 존 스터플빔 해군 소장은 23일 전황 브리핑에서 “탈레반이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민간인 거주지나 이슬람 사원에 숨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이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주민을 비롯해 어떤 대상이든 방패막이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말하고 그러나 우리는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