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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17일 2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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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에 불응하다 이날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자진출두한 이멜다씨는 준비해온 얼굴 사진을 제출하고 서류에 지문을 찍은 뒤 12만페소(약 3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법정을 빠져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멜다씨는 1970년대 마르코스 대통령 집권 시절 복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멜다씨는 이날 법정 밖에서 기자들에게 무죄를 주장하며 “법원이 나를 혹독하게 괴롭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멜다씨는 부패와 인권유린 등으로 비난받아온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함께 1986년 민중혁명으로 권좌에서 밀려난 뒤 미국 하와이로 망명했다. 89년 남편이 하와이에서 숨진 뒤 90년 귀국한 이멜다씨는 두 차례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사치를 일삼았던 이멜다씨는 권좌에서 쫓겨났을 당시 대통령궁에 보석이 박힌 구두 등 1200켤레의 구두를 남겨 민중의 분노를 샀다. 마르코스 일가는 20년간 독재를 하며 국가재산을 유용하고 인권을 유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