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후속테러 가능성 100%”…CIA-FBI 정보보고

  • 입력 2001년 10월 8일 18시 58분


공항 경비강화
공항 경비강화
7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 단행 이후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이나 추종세력이 미국을 상대로 후속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짙어지자 미국이 초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보기관은 최근 의회에 대한 정보보고를 통해 미국의 군사작전이 시작되면 후속 테러가 자행될 가능성이 100% 확실하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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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핵이나 생화학 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는 후속 테러의 완전 예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지난달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가미카제식 자살 테러가 시도될 경우 아무리 경계를 강화해도 사전예방이 어렵기 때문이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장관은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예상 가능한, 그리고 때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테러로부터 모든 장소를 항상 보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테러를 최대한 억제, 예방하기 위해 미국은 2차대전 후 최대 규모의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이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딕 체니 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공습이 시작되기 전 백악관에서 안전한 모처로 집무실을 옮겼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분리 근무함으로써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국가통치에 공백이 없게 하려는 조치.

FBI도 이날 “전국의 치안 기관들은 최고 수준의 경계에 들어가는 한편 필요할 경우 어떤 테러 또는 폭력행위에도 대응할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연방재난청(FEMA)은 최근 ‘잠재적 재난 대비’ 수준으로 낮췄던 경계태세를 다시 ‘위기 근접’ 수준으로 격상했다.

국무부는 해외 여행중인 미국인들에 대해 반미감정 고조에 대비하도록 경계령을 내렸다.

워싱턴의 백악관 의회 등 연방청사 주변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진 가운데 중심도로인 컨스티튜션 애비뉴에서 국무부로 통하는 21가 도로는 완전 폐쇄됐으며 백악관 관광도 다시 중단됐다.

또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는 원자력발전소와 댐 상수도원 등에는 특별 경계조치가 강화되고 있으며 공항과 항만에도 국가방위군과 해양경비대 병력이 배치됐다.

공군은 워싱턴 등을 중심으로 주요도시에 대한 초계 비행을 강화했고 사상 처음 암트랙 열차에도 무장경관이 동승하기 시작했다. 7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에미상 시상식은 보안문제 등을 고려, 전격 취소됐다.

이날 뉴욕타임스에는 이스라엘제 가스마스크를 개당 199달러에 한정 판매한다는 광고가 실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미 정부는 테러대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보복테러를 유발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통상 테러 준비에 최소한 몇 달 이상이 걸리는 만큼 테러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테러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을 취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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