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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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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4일 한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몇몇 국가들과 기지 사용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으며 이같은 문제 때문에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작전 준비가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군사작전에 관한 것은 대부분 아직 불확실한 상태”라며 “럼스펠드 장관의 중동 방문은 개전에 앞서 정책 조율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기지 사용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미국은 이곳을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위한 발진기지로 사용하는 대신 급유 및 병참시설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USA투데이지는 3일 “이번 주 들어 미국의 군사행동이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럼스펠드 장관이 갑자기 중동 방문에 나섬으로써 앞으로 3∼4일 걸릴 그의 방문이 끝나기 전에는 군사행동이 개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공격의 요충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외교사령탑 대신 국방사령탑을 파견한 것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강력한 결의와 함께 군사작전이 임박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데 이어 4일 오만과 이집트, 5일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 파드 국왕, 압둘라 왕세자, 고위 정부 관계자 등과 만나 테러와의 전쟁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영국의 일간 이브닝스탠더드는 미국과 영국이 2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하려 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우즈베키스탄 등이 겁을 먹고 물러서는 바람에 부시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이를 취소했다고 3일 보도했다.
럼스펠드 장관은 이들 국가를 안심시키고 재차 협조를 구하기 위해 서둘러 순방길에 나섰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곧 이 지역 방문에 나설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파키스탄 언론들은 4일 유엔 아프가니스탄조정관(UNOCHA)과 의료진의 말을 인용해 아프가니스탄에 치명적인 말라리아가 돌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말라리아 창궐▼
또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이날 파키스탄의 퀘타지역에 수용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에게서 입과 코, 귀 등으로 출혈을 일으켜 사망하게 만드는 에볼라바이러스와 유사한 치명적인 전염병이 돌아 지금까지 75명의 환자 중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유엔 산하 아프가니스탄 구호단체들은 아프가니스탄에 의료진을 급파하는 문제를 협의 중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이슬라마바드〓홍권희기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