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聖戰 촉구” 성명 어떻게 나왔나

입력 2001-09-25 18:53수정 2009-09-19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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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러참사의 배후 조종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이 24일 ‘지하드(성전·聖戰) 촉구’ 성명을 발표한 경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작성된 이 성명은 테러참사 이후 빈 라덴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대외창구 역할을 해온 파키스탄 AIP 통신이 아니라 카타르의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 이 방송은 아랍권 전역을 가시청권으로 하는 위성방송으로 그동안 이슬람 과격파들이 외부세계를 상대로 의사를 밝힐 일이 생기면 이 방송을 자주 이용해왔다. 빈 라덴은 16일 자신은 이번 미 테러사건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AIP통신을 이용해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임박한 미국의 공격에 빈 라덴이 그만큼 압박감을 느끼고 이슬람교도의 항전 의지를 더욱 부추기고자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25일 보도했다. 알 자지라 방송은 이날 아랍어로 된 성명서와 자필 서명을 수시로 화면에 비추면서 성명서 내용을 전달했다.

이 방송 관계자는 빈 라덴의 성명서를 손에 넣게 된 상세한 경위는 밝히지 않았으며 다만 “팩스를 통해 성명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짜 빈 라덴의 성명이냐는 의혹에 대해 그는 빈 라덴 특유의 서명이 들어 있어 믿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빈 라덴은 이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이슬람 신도에게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려는 ‘미국 십자군’을 몰아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파키스탄의 이슬람 형제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국 십자군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지금 이슬람은 십자군 전사의 수장인 부시(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가 십자가 깃발 아래 이끌고 있는 새로운 십자군과 유대인의 공격에 맞서 성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빈 라덴의 성명 공개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그가 아직 탈레반의 보호 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빈 라덴의 행방을 모른다고 한 23일의 탈레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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