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화기암연구소의 자크 마레스코 박사는 20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7일 미국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대서양 건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여자환자의 담낭을 절제하는 데 성공했으며 환자는 이틀 뒤 퇴원했다”고 밝혔다.
마레스코 박사는 미니 카메라, 수술칼 등을 갖춘 복강경들이 환자의 복부에 삽입돼 있는 상태에서 로봇팔을 원격조종해 담낭을 안전하게 잘라냈다고 밝혔다.
원격 로봇수술의 가장 큰 어려움은 통신상의 ‘시간 차’였다. 그동안 의사의 동작과 로봇팔의 동작시점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이 문제였으나 이번에는 ‘프랑스 텔레콤’이 이러한 시간 차를 0.15초로 낮추는 데 성공함으로써 가능했다. 마레스코 박사는 “고화질TV 화면이라 선명했고 시간 차가 난다는 느낌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레스코 박사팀은 이 원격수술을 1927년 대서양 단독 횡단비행에 첫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의 이름을 따 ‘린드버그 수술’로 명명했다.
앞으로 부상병이나 우주인도 원격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환자들도 유명의사에게 직접 가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대 병원 가정의학과 유태우 교수는 “세계적으로 원격수술은 114번 정도 있었으나 장거리 수술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국에서도 청진, 혈액 소변검사, 혈압 등은 원격진료 중”이라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